책과 생각
책마다 같은 방식으로 읽어야 할까요?
베이컨의 맛보기·삼키기·소화하기 비유를 원문 문맥에서 살펴보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읽기와 주장을 판단하는 읽기의 깊이를 구분합니다.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며, 소수의 책은 씹고 소화해야 한다.
원문 출처
프랜시스 베이컨의 수필 「Of Studies」에 나오는 직접 서술입니다. 1625년 증보판 계열을 수록한 저작권 표기가 1884년인 판 전사의 p. 267에서 확인했으며, 독립 인용 문장으로 제시하기 위해 끝의 세미콜론을 마침표로 처리했습니다.
- 기록한 저자
- Francis Bacon
- 저작물
- The Essays or Counsels, Civil and Moral
- 출처 위치
- Essay L, Of Studies; p. 267 (Little, Brown edition; copyright notice 1884)
- 영어 원문
- Some books are to be tasted, others to be swallowed, and some few to be chewed and digested.
- 영어
원문·번역·편집·권리 검수 완료
베이컨은 비유를 곧바로 풀어 설명합니다
책을 끝까지 읽었다는 말만으로는 어떻게 읽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필요한 장을 찾아 읽었을 수도 있고, 논증을 따라가며 앞부분으로 되돌아갔을 수도 있습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Of Studies」는 음식의 비유로 이런 읽기의 차이를 드러냅니다.
베이컨은 어떤 책은 맛보고, 어떤 책은 삼키며, 소수의 책은 씹고 소화해야 한다고 쓴 뒤 그 뜻을 설명합니다. 일부만 읽을 책, 읽되 세밀하게 검토하지 않을 책, 전체를 부지런히 주의를 기울여 읽을 책이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책을 같은 깊이로 읽으라는 권유가 아닙니다. 다만 이 비유만으로 어느 책이 어느 방식에 해당하는지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발췌가 충분한 읽기, 발췌로 부족한 읽기
요리책에서 오늘 만들 음식의 조리법을 찾는다면 필요한 부분을 읽는 것으로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읽기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주거비를 다룬 책의 주장에 찬반을 말하려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눈에 띄는 통계 한 장만 읽었다면, 저자가 그 수치를 어떤 조건에서 사용했고 뒤에서 어떤 예외를 다뤘는지 놓칠 수 있습니다. 부분을 골라 읽었으면서 책 전체를 검토한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됩니다.
이 두 장면은 Rantap의 현대적 적용이며 베이컨의 원문에 나오는 사례가 아닙니다. 필요한 정보를 찾는 일과 저자의 논증을 평가하는 일은 읽는 범위와 주의의 정도를 다르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삼키기’는 무비판적으로 믿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삼킨다’는 표현을 보면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이컨의 바로 뒤 설명은 읽되 세밀하게 검토하지 않는 방식을 가리킵니다. 바로 앞에서는 읽는 내용을 따져 보고 숙고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이 비유를 저자의 말을 무조건 믿으라는 허가로 이해하면 문맥을 놓치게 됩니다. 속도를 높이는 것과 판단을 맡겨 버리는 것도 같은 일은 아닙니다.
책의 줄거리나 대략적인 구성을 파악하려는 단계라면 넓게 읽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주장을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려면, 그 주장과 연결된 설명을 다시 살펴야 할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원문을 오늘날의 읽기에 적용한 해설입니다.
읽기 전 목적을 정하고, 읽다가 깊이를 바꿉니다
베이컨의 구분을 책마다 평생 고정된 등급표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한 책을 처음에는 훑어보다가 관심 있는 논증을 발견해 자세히 읽을 수도 있습니다. 목적이 바뀌면 읽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Rantap의 현대적 제안입니다.
일부를 읽었다면 일부를 읽었다고 말하고, 깊이 판단하려면 그 판단에 필요한 만큼 읽는 것. 읽은 권수를 늘리는 일보다 이 차이를 의식하는 일이 이 글의 관심사입니다.
이 명언이 모든 책을 완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허증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든 책에 같은 시간과 주의를 쏟으라는 명령도 아닙니다. 지금 무엇을 알아내려는지, 읽은 내용을 어디까지의 근거로 사용할지를 생각하며 깊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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