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성장
내 생각을 잘 알려면, 반대편도 알아야 할까요?
밀의 《자유론》과 가상의 회의 장면을 통해, 반론을 공정하게 이해하는 일이 내 판단의 근거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살펴봅니다. 이해와 동의는 구분합니다.
자기 입장만 아는 사람은, 그 입장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적다.
원문 출처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초판 1859) 제2장 문장입니다. 문구는 1869년 제4판 p. 67 전사와 별도 Walter Scott 판을 바탕으로 한 Project Gutenberg 전사를 대조했습니다. 두 전사를 1859년 초판 원본으로 표시하지 않습니다.
- 기록한 저자
- John Stuart Mill
- 저작물
- On Liberty
- 출처 위치
- Chapter II, Of the Liberty of Thought and Discussion; p. 67 (4th ed., 1869)
- 영어 원문
- He who knows only his own side of the case, knows little of that.
- 영어
원문·번역·편집·권리 검수 완료
내 제안을 설명할 수 있는데, 반론은 설명할 수 없다면
회의에서 문의 접수 양식을 하나로 통일하자고 제안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받아 다시 묻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내 이유입니다. 동료가 반대하자, 나는 그 사람이 익숙한 방식을 바꾸기 싫어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동료의 핵심 우려는 다른 데 있습니다. 긴급한 문의도 양식 작성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하면 답변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료의 이유를 ‘변화가 싫어서’라고 요약하면 내 주장의 장점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 문제에는 답하지 못합니다.
이 장면은 Rantap이 만든 가상 사례입니다. 내 입장을 유창하게 말하는 능력과, 그 입장을 다른 주장보다 택할 이유를 설명하는 능력은 같지 않습니다.
존 스튜어트 밀의 문장은 이 차이를 더 날카롭게 묻습니다. 반대편을 모르면 그쪽에 대해서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지하는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밀은 왜 반대 의견을 말하게 해야 한다고 보았을까요?
《자유론》은 1859년에 처음 출판됐습니다. 이 문장이 있는 제2장은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논합니다. 밀의 관심은 회의를 원만하게 끝내는 요령보다, 의견이 논의되고 반박될 수 있어야 우리가 그 근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인용문 뒤에서, 자기 의견의 이유가 그럴듯하더라도 반대편의 이유를 모르거나 답하지 못한다면 어느 쪽을 더 타당하다고 택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판단 유보가 합리적일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또한 자기편의 선생이 반론과 반박을 묶어 들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 반대 의견을 믿고 진지하게 옹호하는 사람들의 가장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접해야 한다는 요구입니다.
이는 반대 의견을 모양만 남겨 두라는 말이 아닙니다. 쉽게 물리칠 수 있도록 약하게 바꾼 주장만 상대하면, 내 판단이 정말 어려운 반론을 견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반대편을 공정하게 이해하라는 요구가 모든 주장의 근거가 똑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검토할 기회를 주는 일과 검토 뒤에 같은 무게를 주는 일은 다릅니다. 이 구분을 아래 회의 장면에 적용하는 것은 Rantap의 현대적 해설입니다.
반론을 제대로 설명한 다음에 남는 선택
회의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먼저 동료의 우려를 ‘양식 통일에 반대한다’에서 한 걸음 더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정보를 받는 장점은 있지만, 긴급 문의에서는 양식이 응답의 선행 조건이 되면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설명이 실제 우려와 맞는지 동료에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어떤 문의가 긴급한지, 양식 없이 먼저 대응할 경로가 있는지, 기존에 어떤 지연이 있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험 운영 자료에서 긴급 문의의 지연이 확인된다면 예외 경로를 두도록 제안을 수정할 이유가 생깁니다. 반대로 이미 그 우려를 해소하는 경로가 있고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면, 그 근거를 들어 원래 제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료가 부족하면 결정을 잠시 유보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절차는 밀의 원문에 나오는 업무 지침이 아닙니다. 반론을 충분히 이해한 뒤 자기 판단의 근거를 살피자는 방향을 현대의 가상 장면에 옮긴 것입니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주장을 단지 반대 의견이라는 이유로 동등한 사실로 취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의 우려를 정확히 설명했다고 해서 그 결론에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에는 여전히 답해야 하는지 더 분명해졌을 뿐입니다.
결론을 바꾸는 것만 성장의 증거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반론을 검토한 뒤에도 같은 판단을 하되, 이제는 그 이유와 적용 조건을 설명할 수 있다면 이해가 깊어졌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성장은 의견을 얼마나 자주 바꾸느냐보다, 내 판단이 무엇에 기대고 있는지 더 정확히 아는 일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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